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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늦게 피는 꽃은 없습니다. 다 제때 피는 꽃입니다. 
우리 학교 정문, 학교 이름과 캐릭터가 서 있는 곳 뒤편에는 작은 꽃밭. 아침맞이를 하다가 곁눈질로 내려다보니, 여름이 다 지난 뒤 흰 꽃 한 송이가 홀로 조용히 피어 있었습니다.

무슨 꽃일까 자세히 보니 치자나무 꽃입니다. 한창 필 때는 이미 지났는데, 이제서야 피어난 듯 보여 더 눈길이 갔습니다. 치자꽃은 향수처럼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열매는 샛노랗게 물들어 염색 재료로도 쓰이지요. 아침마다 교문 앞에서 이 꽃을 보며, 마치 저를 맞이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제때'가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늦게 피는 꽃’은 없습니다. 그 가지에서는 바로 지금이 ‘제때’이기에 꽃을 피운 것이지요. 사람 눈에는 빠르다, 늦다, 많다, 적다로 비교하지만, 꽃은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기 속도대로 자랍니다. 오히려 모두가 져 버린 뒤에 홀로 피어 더욱 눈부시게 돋보이기도 합니다. 며칠 뒤에는 노란빛을 띤 치자꽃도 이어서 피어났습니다. 다 제때 피어난 것입니다.

아이들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들 성장 속도, 폭, 넓이, 깊이 역시 모두 다릅니다. 다른 시간,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잠시 ‘학교’라는 공간에 모여 배우고, 마침내 ‘사회’라는 넓은 들판에서 각자의 꽃을 피울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곧 '제때'를 지키는 일입니다 어떤 아이는 빠르게, 어떤 아이는 느리게, 또 어떤 아이는 연하게, 어떤 아이는 진하게 피어난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치자나무 꽃처럼 모두 제때 피는 꽃입니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 삶을 ‘제때’ 가꾸고 있습니다. 경쟁하고 비교하며 남보다 느리거나 못한다고 스스로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늦다, 못 한다”는 말에 주눅 들어서는 안 됩니다. 포기하는 순간, 자신만의 ‘제때’를 놓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다 빛나는 '제때'가 있습니다. 하늘의 별도 모두 저마다 다른 때, 다른 곳에서 빛이 납니다.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어쩌면 가장 어두운 밤하늘의 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학교는 모두가 함께 배우는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 ‘제때’의 의미를 배우고, 제때 실천하고, 제때 도전하는 것이 소중합니다. 삶을 배운다는 것 또한 ‘제때’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우리 학교 비전은 ‘배움으로 삶의 행복이 움트는 김해율산교육’입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가 ‘제때’ 모였고 만났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저마다의 진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입니다. 오늘 밤, 밤하늘의 별빛처럼 우리 아이들,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제때에 가장 빛나는 꽃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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