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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 문 앞에는 교장선생님이 지금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있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자주 보는 표시판입니다. 중요한 문제를 의논하거나 결재를 받으러 찾아올 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어른들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도 조금씩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런데 안내판에 적힌 말은 ‘재실, 출장중, 회의중, 교내, 외출, 부재’ 모두 한자말입니다. 아이들 눈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처음부터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시중에 나온 제품을 그대로 쓰다 보니 이렇게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어른들이 대충 알아보는 데는 불편이 없으니 그대로 둔 것 같습니다.
우리말이 있는데도 쓰지 않고, 불편하지 않다고 한자말을 그냥 쓰다 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관습이 되어 굳어져 버립니다. 어쩌면 그렇게 해서 우리말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말이 있다면 그것부터 먼저 쓰고, 없거나 불편하다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말로 바꿔 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재실 → 안에 있음 출장중 → 밖일 나감 회의중 → 모여 의논 교내 → 학교 안 외출 → 잠시 나감 부재 → 아예 나감 (하나 더) 급식 시간 → 밥 먹음
어떻습니까? 그럴듯하지요? 알아보기 쉽고 편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자색(배경색)에도 뜻을 담았습니다. 하늘색은 교장실에 사람이 있다, 파란색은 잠시 나갔다 돌아온다, 붉은색은 밖으로 나가 오늘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렇게 표시해 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말을 살리려는 마음으로 안내판을 새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교장실 앞을 지날 때 한 번 보고 가세요.

1126611처럼, 처음 마음과 너의 마음이 만나 품고, 나누며, 끝까지 함께하는 학교. 작은 말 하나도 아름답게 가꿔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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