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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샘’터 050_우리 손길, 인형에게 어떤 손길이었을까? 우리 손길, 인형에게 어떤 손길이었을까? 
아침에 골마루를 지나가다 멈춰 섰습니다. 큰 곰돌이 인형 눈 한쪽이 없어져 버렸어요 작은 곰돌이는 머리 뒤 실밥이 벌어져 얼마 전에 실로 기웠지요. 눈사람 풍선 인형은 어제 새로 왔는데 바람이 빠져 축 늘어졌어요. 이렇게 될 때까지 인형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 사실은… 누군가는 곰돌이를 앉혀 두지 않고 몸을 잡아끌며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누군가는 배를 꾹 밟으며 올라타고, 장난삼아 “퍽!” 하고 발로 차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두서너 명이 올라타기도 하고 툭툭 던진 친구도 있었죠. 그때 실밥이 터지고, 눈이 빠지고, 바람이 샜습니다. 장난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의 손길이 인형의 몸 전체에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재미로’ 한 행동이었겠지만, 그게 쌓이면 인형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모습이 돼요. 혹시 여러분 중에도 그냥 무심코 한 번 잡아당겼던 적, 발끝으로 톡 건드렸던 적, 뒤에서 살짝 밀어 쓰러뜨렸던 적이 있나요? 아마 읽는 지금, 가슴이 조금 뜨끔할 수도 있습니다.


■ 인형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곰돌이 눈이 빠진 모습, 실밥이 터져 속이 드러난 모습, 바람이 빠져 쓰러진 풍선 인형의 모습은 마치 친구 마음이 다친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누군가 말로 툭 건드렸을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너무 세게 밀었을 때, 나만 웃고 상대는 아팠을 때… 그때 친구 마음도 실밥이 뜯기고, 바람이 빠지고, 눈이 떨어진 것처럼 ‘가만히 아프고 혼자 견디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인형도 소중한 우리 학교 친구입니다 여러분이 지나가며 안아주고, 쓰다듬고, 함께 사진도 찍었던 인형들입니다. 그런데 어떤 날에는 누군가가 꾹 밟거나, 발로 차거나, 잡아당기거나, 장난으로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가 빠지고, 눈이 떨어지고, 실밥이 터졌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인형인데 뭐, 괜찮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형은 말을 할 수 없지만, 여러분 행동을 고스란히 ‘몸으로’ 겪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겹고 친절하게 아껴 주던 많은 친구들이 함께 즐길 기회를 잃습니다.
■ 친절은 ‘누릴 권리’가 아니라 ‘함께 지킬 약속’입니다 우리가 베푸는 친절은 “당연히 함부로 해도 되는 권리”가 아닙니다. 친절은 ‘누군가를 위해 소중히 다루는 마음’이고, 그 마음이 쌓여야 우리 학교가 따뜻해집니다. 인형을 잘 돌보는 마음은 바로 친구를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학교를 함께 지키는 마음과 이어져 있습니다. 
■ 소중히 다루는 마음은 인형에게만 쓰는 게 아닙니다 친구를 대할 때도 똑같아요. 친구는 인형보다 훨씬 더 섬세합니다. 말 한마디, 손길 하나에 마음이 금방 흔들릴 수 있어요. 인형을 소중히 대하려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 마음 그대로 친구에게도 전해 보세요. 쓰러져 있는 인형을 세우듯 힘 빠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주고, 실밥 터진 인형을 살피듯 속상해 보이는 친구의 마음을 살펴주고, 바람 빠진 풍선 인형을 붙잡아주듯 지친 친구에게 잠깐의 응원 한마디를 건네 주세요. 그 마음이 바로 ‘친절’의 시작입니다.
■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다시 인형들을 골마루에 세워 두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여러분이 먼저 마음으로 다짐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함부로 다루지 않을게요.” “내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할게요.” “친절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하는 약속이에요.” 여러분의 손길이 인형을 살리고, 친구를 따뜻하게 하고, 우리 학교를 더 아름답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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